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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의 무성했던 풀이 짙은 향을 내뿜으며 단장을 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길가의 풀밭이 단정히 정리된 모양새다.
걸으며 나른하게 풍기는 마른풀 냄새가 좋다.
길가의 풀밭 이야기
며칠 전만 해도 무성한 풀밭이었다.
풀밭에는 저마다 키자랑을 하며 어울림이 있고 그 사이사이에 이름도 모를 꽃들이 피어 있었다.
길을 걸으며 어여쁨에 ''너 이름이 뭐니?''라며 묻기도 한다.
대답은 '난 예쁨이에요.' 한다.
그래 길게 자란 잎사귀와 줄기 끝에 살랑살랑 꼬리 치는 강아지 풀은 귀엽고, 나지막이 앉아 노란 꽃과 솜사탕 같은 씨앗을 들고 있는 민들레 꽃도 예쁘다.
다툼도 없이 어깨 비켜가며 지나는 눈길에 인사를 하던 꽃자리다.
사람이 다니는 길까지 풀잎이 기울고 꽃은 지고 잎은 마르기 시작하는 가을 초입에 풀이 깎였다.
일 년에 두세 번 정도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주로 어린이날 전 후에 한 번, 추석이 도래하는 가을 초입의 추분 전 후인 것 같다.
풀 향기가 좋아 담장 아래 언덕에 올라가 보았다.
담장에는 담쟁이넝쿨이 붉은색으로 물들며 가을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것은 보이지 않는다.
지나가는 오늘의 풋풋함을 기억으로 남겨본다.
그때는 그대로 좋고 지금은 이대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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