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마시고 싶은 날
달콤하고 그윽한 커피 향이 그리워지는 싸늘한 기온의 가을 중간에 머물렀다.
싸늘함이 옷깃을 여미게 되는 날, 등 기대 쉬고 싶은 날에는
까만 물 블랙커피보다 물색에 상념을 담가 마시는 녹차보다 달달하고 진한 입자가 입안 가득 채워주는 믹스커피가 마시고 싶다.
금기된 달달함
혈당에 대한 주의를 들었다.
''그러다 죽어요.''
으헉! 뜨악이다.
몇 달 전 혈액검사 때도 별 지적사항이 없었는데, 당화혈색소 100 이상.
뭐래냐.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아무렇지도 않긴 뭐가, 피곤하고 힘들어 수면 중 다리와 발에 쥐가 나는 줄 알았지. 늘어지는 정신을 바짝 차릴 각성용으로 달달한 커피 한 잔을 아무렇지도 않게 또 찾는 줄 알았지. 가끔 늘어지고 어지러운 것은 식사 때를 넘겨 그런 줄 알았지.
달달함에 대한 전면 금지다.
나 또 하자하는 도전의식 조금은 갖고 있으니 어디 수치를 돌려보자.
모든 음식에서 인위적 당이 제거된 것을 섭취한다.
지나치게 단맛의 과일도 먹을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채식을 좋아하는지라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는 큰 불편은 없었다.
평소 조미 양념이 많지 않은 음식은 습관이 되어 있던 터였다.
먹지 말고 멀리해야 할 것이 조금 더 생긴 것뿐이다.
그렇게 일 년여 지난 지금은 당화혈색소 60 이하.
요즘은 잘 관리하고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한마디에 칭찬받는 어린이처럼 으쓱하며 더 잘해야지 한다.
조금 더 노력하고 꾸준히 관리하라는 친절히 알려주시는 말씀에 ''덕분입니다 ''라며 감사(感謝 / 느낄 감, 사례할 사) 인사를 한다.
운동을 하란다.
동네 길 걷기라도 하자. 실내에선 제자리걸음이라도 하자. 운동이라 마음먹고 하면 운동이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과 생각과 욕심과 행동에 약간의 게으름을 추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소금과 설탕과 향신료 등의 조미료를 추가하듯이
건강을 위해 약간의 게으름을 조미료처럼 추가해 보자.
요즈음 젊은이들 괜찮을까 몰라
온통 달달함을 비롯 자극성 있는 음식들이 좋다 하니
이유야 뭐든 과잉(過剩 / 지날 과, 남을 잉)되지 않아 건강하면 좋겠다.
알게 모르게 숨어 있는 당과 염분이 쌓이다 보면 좋지 않을 텐데
나는 어디 가고 그네들을 보며 쓸데없이 노파심(老婆心 / 노인 노, 할미 파, 마음 심)이 생긴다.
에구구 뭐래~ 알아서 잘들 하겠구먼.
달달함의 커피가 당기는 이유를 찾아보자.
싸늘한 날씨 탓인지, 피곤함이 쌓인 것인지, 나도 모르는 사이 무엇인가 스트레스가 생긴 것은 아닐까?
단맛을 찾는 시간이 지속할 것만 같다.
따뜻하게 옷을 하나 더 걸치자.
잠시 등 기대 눈이라도 감고 쉬어보자.
저작운동(咀嚼運動 / 씹을 저, 씹을 작, 돌 운, 움직일 동)이 스트레스에 도움이 된다 하니 껌이라도 씹어보자.
아니구나.
식사 시간을 넘긴 빈 속이 뭔가 좀 달라는 요구(要求 / 구할 요, 구할 구)였다.
입맛도 없고 씹는 것도 귀찮다며 손을 떼던 어르신
내야 입맛도 좋고 껌도 잘 씹건만
어르신의 그때 그 말씀이 머리를 맴돈다.
에구구 뭐래냐
배고프다 밥 먹자!
에구구 뭐래 게시글 안의 한자 훈음(漢字 訓音/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과 낱말 풀이
감사(感謝 / 느낄 감, 사례할 사) : 고마운 마음을 표시하는 인사
과잉(過剩 / 지날 과, 남을 잉) : 정해진 수량보다 많은 상태
노파심(老婆心 / 노인 노, 할미 파, 마음 심) : 지나치게 남의 일을 걱정하는 마음
저작운동(咀嚼運動 / 씹을 저, 씹을 작, 돌 운, 움직일 동) : 입안에서 음실물을 씹어 움직이는 운동
요구( 要求 / 구할 요, 구할 구) : 어떤 것을 필요하다 여겨 바라거나 요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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