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흐르니 생각도 흐른다.
마음에 담긴 생각이 많아 무엇으로 비울까 하다가 눈물로 넘치는가 보다.
혼잣말 낙서를 한다.
드르륵 굴려 점찍고 답 쓰던 연필을 꺼냈다.
다 하지 못한 말이 남았으나 글 고름이 미숙하여 다 적지 못하는 목메임
연필 끝에 침 묻혀 그림 낙서를 해본다.
내 그날 그러했느니 하며 다시 글이 되고 말이 되기를 낙서한다.
무딤으로 굳어지는 생각들
세월 따라 점점 응고되는 속심
돌처럼 단단히 굳어져 덩이가 되었다.
갈지자 행보에 한 덩이
큰 숨으로 멈춤에 또 한 덩이
다시 걷는 걸음에 더그덕 부딪는 소리
형형색색(形形色色 / 형상 형, 빛 색) 덩이들
부딪는 조각은 심중에 상처를 남겼다.
부딪다 보면 둥글기도 하련만
쌓이다 보면 넘치기도 하련만
채움이 포화(飽和 / 배부를 포, 화할 화)라
무게는 천근의 무쇠와 같다.
숨 들 틈새조차 없어
긴 하품으로 보임도 들림도 닫으며
지나가는 바람에 눈물이 흘렀다 하자.
아픔도 아닌 슬픔도 아닌
쓰도 달도 담기지 않은 눈물이 흐른다.
눈물로라도 버려 보자
스스로의 개인사와 가족 간의 관계
사회적 교류와 지인이라 칭하는 뭇사람들
엉기고 성기는 어지러움
서로 당겨 탓을 하다 옥매임만 더하지
때로는
배려인가 참음인가 알지 못한 채
뒤돌아 서면 마음에 돌덩이 하나 들어앉아 불쾌감 가득한 불편함이 생기기도 한다.
욕 한 바가지 하고 싶은 날이다.
어디 그뿐이랴
도대체 상관도 없을 것만 같은 세상사
저이들이 싸우는데 넌 어쩔래 하며 공포의 바람이 불어대고
보이느니 들리느니 온통 뜯어 찢는 불편한 부정함이 만연하다.
온갖 호소가 넘쳐나 열 발 좁은 서생(飽和 / 배부를 포, 화할 화)을 다그치듯 물질 무능(無能 / 없을 무, 능할 능)을 입증이라도 하란다.
먹고 마시는 일에 더없는 감탄사엔 배고픈 이 돌봄도 있을 테지
폭죽 즐거운 놀이에는 벌거숭이 사막에 나무도 심겠지
춤추고 노래하는 흥겨움엔 외로운 이 돌아봄도 있겠지
옷자락에 붙은 검불 털어내듯
툭 털어내면 그뿐인 걸
하품 핑계 삼아 귀 닫고
바람 불어 눈 시려 눈물이 났다며 비우고 버려보자.
사춘기인가 묻지 마라
에둘러 말하니 흰머리 돋는 꺾어진 나이다.
갱년기냐 묻지 마라
살다 보면 그런 날 있거니
야곱의 나이 반에도 못 간 청춘이다.
국화꽃 피는 가을이다.
보기 좋고 향기 좋은 바람이 부는 날이다.
그러하니 좋은 것 보고 좋은 향기로 눈물도 닦아보자.
눈물 게시글 안의 한자 훈음(漢字 訓音/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과 낱말 풀이
행보(行步 / 다닐 행, 걸음 보) :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걸음
형형색색(形形色色 / 형상 형, 빛 색) : 모양과 빛깔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포화(飽和 / 배부를 포, 화할 화) : 더 이상 채울 수 없을 만큼 가득 채움
서생(書生 / 글 서, 날 생) : 세상일에 어두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함
무능(無能 / 없을 무, 능할 능) : 어떠한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하는 힘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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