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하늘 붉은 노을의 감정
문득 올려다본 서녘 하늘 노을이 타고 있었다.
며칠 전,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는 시간 발끝에 시선을 두고 행하다 돌아서 올려다본 하늘이다.
성난 불길처럼 온통 분노의 붉음이 하늘을 뒤덮었다.
가을 하늘의 저녁노을
가을의 그늘은 더 깊어지고 노을도 짙어지는 시기다.
서녘 멀리 노을이 질 때면 아름답다며 감탄을 하곤 했다.
세월의 노래와 사랑의 시와 희망(希望)의 말과 글에 대한 소재(素材)가 되는 노을이다.
서녘이든 동녘 하늘이든 붉음으로 물드는 하늘을 보고 아름답다 했지, 서녘의 가을 노을을 보고 이토록 복잡한 마음이 되기는 또 처음이다.
어찌, 가을의 붉은 노을을 보고 두려운 마음이 들고 화들짝 놀란단 말인가.
시간이 지나도 그 순간에 뜨겁게 맺혔던 감정(感情)이 사그라들지를 않는다.
바로 머리 위의 하늘까지 온통 붉다.
분노처럼, 설움처럼, 몸부림치며 호소하듯 밀려 모인 구름은 붉디붉은 암색(暗色)으로 젖었다.
서둘러 이동해야 하기에 떨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폰사진을 찍었다.
이때 갖게 된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야겠다.
나 때문인가? 나로부터 발현된 것인지, 생활(生活)과 감정을 어디 한 번 쭉 펼쳐 늘어놓고 살펴보자.
너 때문인가? 주변의 누군가로 인해 내 마음이 불편해졌는지, 하나씩 체크도 해보자.
일상에 피로가 누적되진 않았는지, 그렇다면 휴식을 하자.
행여 마음에 담은 다툼이 있었는지, 그렇다면 평정심(平靜心)을 갖도록 다독여 보자.
노을의 감정
하늘에 불꽃이 일렁인다.
두려움이 엄습하는 붉은 진함
장미의 홍색이 아니다.
세상사 휩쓸어 덮은 부정함이
하늘 구름에 분노의 붉은 칠을 했다.
축포도 아닌 포화(砲火)가 붉고
축제도 아닌 산화(山火)는 떠들썩하다.
축언도 아닌 기묘(奇妙)스런 말이 귀를 어지럽힌다.
분노와 공포가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
해 넘어 어둠
한 잠 쉬어 아침 되면
밝은 해에 희망도 깃들길 바라는 간절함.
붉은 노을 게시글 안의 한자어 / 한자 훈음(漢字 訓音/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과 낱말의 뜻
희망(希望 / 바랄 희, 바랄 망) : 앞일에 대하여 좋은 일이 있기를 기대하고 바라다.
소재(素材 / 소재 소, 재목 재) : 문학이나 예술 작품 등 무엇을 만들기 위해 바탕이 되는 재료
감정(感情 / 느낄 감, 뜻 정) : 어떤 일과 현상, 사물에 대하여 느끼어 나타나는 현상이나 기분
암색(暗色 / 어두울 암, 빛 색) : 어두운 색깔
생활(生活 / 날 생. 살 활) : 살아있는 동안의 활동
평정심(平靜心 / 평평할 평, 고요할 정, 마음 심) : 감정의 기복이 없이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
포화(砲花 / 대포 포, 불 화) : 총포를 쏠 때 일어나는 불
산화(山火 / 뫼 산, 불 화) : 산에 난 불
기묘(奇妙 / 기이할 기, 묘할 묘) : 보통과 다르게 이상하고 야릇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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