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구 시끄러워
저녁 늦은 귀가시간의 버스 안은 모두가 지친 듯 침묵이 흘렀다.
간간히 기침소리 들리고, 정류장 안내 방송과 저 앞 손드는 사람 있는 정류장에 정차와 출발을 알리는 문 여닫는 소리만 들린다.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눈을 감고, 서 있는 사람들은 버스가 서고 뜰 때마다 동이 속의 물처럼 흔들린다.
어른님아 왜 그러세요.
일행인듯한 장정(壯丁)들이 서있다.
외국인 여럿과 한 사람은 한국인으로 보인다.
커다란 캐리어를 보니 그들을 안내하거나 인솔(引率)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작은 손짓과 낮고 작은 목소리로 주변을 설명하는 것 같다.
그러려니, 그런가 보다. 일상이지.
소곤대는 남의 이야기 들으려 하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일.
''어이 거기 좀 조용히 해. 왜 그렇게 시끄러운 거야. 조용히 말하라고.''
아큐 깜짝이야
버스 안의 승객들 졸던 잠 다 깼을 거다.
육십갑자 한 바퀴 돌았을 것 같아 보이는 남성, 큰 목소리로 소리 지르며 시끄럽다 말하고, 벌떡 일어나 이어 말하고 또 말하고
순식간에 버스 안은 공포의 분위기가 되었다.
''시끄러웠다면 죄송합니다.'' 여전히 나지막한 목소리로 예의를 갖춘 말로 응대하는 젊은이를 보았다.
''대중이 사용하는 ~~ 말야.'' 하며 메롱메롱 어쩌시고 저쩌시고 여전히 고함치듯 큰 목소리.
결론 ''나처럼 살지 않으려면 ~~ 어쩌시고 저쩌시고.''
동방예의 오케이 쏘리 섞어 상하좌우 분간 없는 말이 내달린다.
한 번 내지를 때마다 ''죄송합니다.''를 하는 그 젊은이에게 고맙다.
아~ 취하셨구나.
술에 취했건, 옳은 훈계(訓戒)를 하는 것이라는 자아도취에 취했건, 취했나 보다.
버스 안에는 그 보다 나이 드신 분들 적지 않게 있었구먼.
어디 새파란게 고함질이세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면 가끔 훈계하는 듯한 큰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올바르게 이르는 어른의 훈계가 아니고 아~ 저 사람 왜 저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떠들어 대는 말이다.
도대체 말이야 방구야. 웨로웨로웨로 무슨 말인지 알 수도 없는 똥꾸빵꾸 같은 소리를 일장연설하듯 한다.
그중 몇몇은 중년이나 노년 초입의 어른들이다.
듣는 젊은이 참고 들으니 무사히 다음 정류장 도착하고 혼자 열받아 고래고래 몇 마리 잡던 이 지레 자기 멋쩍음에 혼잣말 중얼거리다 내리면 분위기 전환.
젊은이들 힘이 모자라 듣고 있겠냐. 죽을죄를 지어 듣고 있겠냐.
죄송하다 주의하겠다 했으면 거기서 훈계도 끝나야지.
어른 사람아. 그러지 말자. 애들 배운다.
니가 더 시끄러워
학창 시절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잠시 자리 비우면 끼리끼리 모여 수다를 떤다.
책장 넘기며 깨알 활자에 몰두하던 녀석 냅다 소리를 지른다.
''야! 시끄러워 조용히 좀 해''
순간 정적(靜寂)이 들고 이내 더 큰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야! 네가 더 시끄러워''
순식간에 교실은 아수라장 서로 조용히 하란다.
선생님 들어오시기 전까지 전투 아닌 전투적인 말싸움 놀이삼은 소란이 이어진다.
시끄러움!
어디 버스 안 뿐이겠으며, 교실에서만 그러겠냐.
요즈음 사회 전반에 걸쳐 시끄러움에 귀가 아프다.
맺음도 없는 훈계 아닌 훈계, 경고 아닌 경고, 헛말의 난무(亂舞)와 비아냥
아~~! 시끄러워.
조용히 좀 살자.
버스 안에서 / 게시글 안 한자어(漢字語)와 한자훈음(漢字訓音)
한자어(漢字語 / 한수 한, 글자 자) :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말
한자훈음(漢字訓音 /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 : 한자의 뜻과 음을 아울러 말함
장정(壯丁 / 씩씩할 장, 장정 정) : 기운이 좋은 젊은 남자
인솔(引率 / 당길 인, 거느릴 솔) : 사람들을 거느리거나 데리고 감
훈계(訓戒 / 가르칠 훈, 경계할 계 : 타일러 주의시킴
정적(靜寂 / 고요할 정, 고요할 정) : 고요하고 조용함
난무(亂舞 / 어지러울 난, 춤출 무) : 마구 벌어지고 나타남
티스토리 작심삼주 오블완 챌린지
작심19일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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