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전하는 까치 소리
평소에 보기 어려울 만큼의 까치가 모여들었다.
전선과 나무 위에 앉았다 날기를 하여, 전선줄은 출렁이고 나뭇가지는 흔들렸으며 사방 건물 가로지르며 날아다니는 까치의 무리에 놀라 무슨 일 있느냐 물으니 대답은 깍깍!
까치가 울던 날
왜 까치는 짖는다고 할까?
꾀꼬리는 노래하고 참새는 지저귄다고 하고
오늘 본 까치는 우는 것인지 노래를 하는 것인지, 여하간 온통 난리난리 깍깍 짖어댄다.
인파였다면 무슨 일이냐며 기웃하며 궁금했겠다.
아, 아니 까치 무리 온통 난리를 피우니 뭔 일인가 둘러보니 더 놀랍다.
전신줄이며 나뭇가지 위에도 무리 지어 앉고 날기를 반복하고, 건너편 높은 건물 꼭대기 가장자리에도 장날 꾕가리 악단 구경이라도 하듯 모여있다.
문간(門間)에 목줄 메인 개도 오가는 발소리 따라 짖는 소리 다르거니, 오늘 저 까치들도 뭔 소릴 들어 저리도 짖어대는가 보다.
나만 그리 보이는가?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갈길 가고 있다.
열댓 모여 앉았다. 오선(五線) 위에 악보 그린 듯하여 사진 한 장 찍자 하니 호다닥 뛰 난다.
느닷없이 조지훈 시인님의 '사모' 글이 생각난다.
까치야 짖어대던 악보(樂譜)를 그리던 어얏거나 지들대로 뛰고 날라 뭐시기야 우짜 되었건
단순히 오선이 생각나서 떠오르는 '사모'의 시를 다시 마음으로 읽어본다.
사모 / 조지훈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까치 소리
까치는 예로부터 길조(吉鳥)라 여겨 민화와 묵화에 그림으로 넣었으며, 동화의 이야깃거리와 동요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새였다.
최근 과수농작물(果樹農作物)에 피해를 준다 하여 일부 유해조류로 정하자 하기도 하는 까치님이시다.
며칠 있으면 까치설날이 다가오는데, 앞서 좋은 날 잔치라도 하는 듯하다.
그집네 그래서 그랬대.
모여 깍깍이는 소리가 제법 경쾌하니 남의 집 얘기를 하는 거구나.
까치 소리 / 게시글 안 한자어(漢字語)와 한자훈음(漢字訓音)
한자어(漢字語 / 한수 한, 글자 자) :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말
한자훈음(漢字訓音 /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 : 한자의 뜻과 음을 아울러 말함
문간(門間 / 문 문, 사이 간) : 대문과 중문이 있는 사이의 곳
오선(五線) : 다섯 가닥의 줄
악보(樂譜 / 풍류 악, 계보 보) : 음악을 기호, 문자, 숫자 등의 약속된 표시로 기록한 것
길조(吉鳥 / 길할 길, 새 조) :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을 미리 알려 주는 새
과수농작물(果樹農作物 / 열매 과, 나무 수, 농사 농, 지을 작, 만물 물) : 열매 먹거리와 논밭의 농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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