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초입에 내린 눈
대설도 아닌 날에 내린 대설경보와 대설주의보가 내린 11월 26일 전후의 눈내림은 전국 각지에 피해를 남겼다.
12월 7일, 눈이 많이 내린다는 날, 24 절기의 하나인 대설(大雪)이 되기까지는 아직 열흘이나 남았고만, 냅다 퍼붓기가 성급한 심보 놀부와도 같다.
117년 만에 내리는 폭설이며 며칠사이 50cm 가까이 내리는 곳이 있었다니 그야말로 평생의 첫눈을 본 것이다.
도농을 가리지 않고 시설물을 무너뜨리고 교통을 마비시키는 피해를 남겼다.
눈 그친 뒤의 눈사람
공원의 길 옆에 눈사람이 맥없이 널부러져 있다.
하얀 눈 내리고 소복하게 쌓일 때는 입가에 미소 짓고 하늘 보고, 땅 보고 동심(童心)에 젖어 눈사람을 만들었겠지.
눈이 젖었다. 물이 많이 함유(含有)된 습설(濕雪)이란다.
눈을 굴려서 눈사람을 만들 때는 어느 정도 습한 것이 잘 뭉치면서 금방 커다랗게 만들기 쉽다.
그런데 이번에 내린 눈은 습이 심해도 너무 심했다.
습기가 많으니 태양(太陽)의 열받은 한낮의 기온을 견디지 못하고 흐물대는 형체가 되더니 가라앉기 시작한다.
누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인가.
눈사람을 만들며 돌탑을 쌓아 소원을 빌듯이 희망과 꿈도 담았으리라.
오래도록 제모습 유지하며 남아있기를 바라며 눈도 붙이고, 악수하며 지날 팔도 만들었겠지.
습함이 심했나 보다.
기온이 눈사람을 유지할 정도가 아니었나 보다.
모양이 내려앉으며 흉물(凶物)스러워졌다.
낙서 있는 곳에 다른 낙서 덧칠하여 그어대는 것처럼 보기 싫은 막대 하나 꽂혔다.
필경은 밤도깨비 하나가 지나가다 꽂아 놓았을 거다.
눈사람 녹다
하얗게 내린 눈이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형체다.
물에서 올라 백설 되어 내리더니 다시 물로 돌아가는가 보다.
이번 대설, 폭설로 갖게 된 감정에서 어릴 적 동심이나 순백의 깨끗함을 말하며 감탄하기는 어려웠다.
산도 바다도 들판도 도시의 아스팔트에도 내리누른 습한 눈은 피해를 남겼다.
생명을 잃은 자들과 시설물 피해를 받은 자들, 복구(復舊)에 힘쓰며 고생하는 그들을 생각하며
눈 내리고 눈 쌓인 사진 몇 장 자랑하기도 부끄러워 한쪽에 밀어 두고 있는 오늘이다.
지나가는 오늘
대설 경보만큼이나 놀랐던 시간.
대설 주의보만큼이나 긴장하게 하는 오늘.
일과를 마치고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시간, TV를 보다 가슴이 턱 막혔다.
2024년 12월 3일, 밤 11시, 텔레비전 자막 하나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
'계엄령 선포'란다.
부랴부랴 뉴스 채널로 돌렸다.
아~! 오보 아니네. 무슨 일이야.
머리 희끗한 사람들 계엄 소리 들으면 가슴 두근대는 것은 비슷할 거다.
설친 밤이다.
새벽 4시 26분, '계엄령 해제' 되었단다.
오늘이 또 이렇게 지나가는구나.
그림자놀이 / 빛 따라 다르게 보이는 창가에 비쳐진 그림자 식물
눈부신 햇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의 한낮 보이지 않는 어둠
눈 내리는 날 / 게시글 안 한자어(漢字語)와 한자훈음(漢字訓音)
한자어(漢字語 / 한수 한, 글자 자) :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말
한자훈음(漢字訓音 /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 : 한자의 뜻과 음을 아울러 말함
대설(大雪 / 큰 대, 눈 설) : 24 절기의 하나, 양력으로 12월 8일 무렵으로 소설과 동지 사이에 있음
동심(童心 / 아이동, 마음 심) : 어린아이의 마음
함유(含有 / 머금을 함, 있을 유) : 어떤 물질에 다른 물질이 섞여 있는
습설(濕雪 / 젖을 습, 눈 설) : 수분을 많이 함유한 축축한 눈
태양(太陽 / 클 태, 볕 양) : 태양계의 중심이 되는 해
흉물(凶物 / 흉할 흉, 물건 물) : 보기 싫게 생긴 사람이나 동물
복구(復舊 / 회복할 복, 예 구) : 손상되기 이전의 상태로 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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