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날
동네 한 바퀴 돌며 만난 봄꽃이다.
지나가는 오늘 하루동안 만난 꽃네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어느 꽃님네는 추억이 깃들어 있고, 어느 꽃네는 친구와도 같은 정겨움이 있다.
시골집 울타리에서 볼 수 있는 개나리꽃
양지바른 곳에서는 한겨울 피기도 하여
지구의 온난화 때문이라 꽃피는 시기를 잊었다 하기도.
까시로운 잎사귀와 줄기로 겨울을 견디고 화사한 봄빛으로 피어난 꽃잔디.
종일 해드는 곳에서는 온통 핑크 잔디
찬바람 지나는 그늘진 곳에는 아직 발긋한 봉오리만 내밀고 있다.
꽃다지와 냉이꽃
꽃이라 여김도 않을 잡초처럼 여기저기 웅성웅성 피었다.
먹거리로 쓰는 그 효능이야 어쨌거나 그냥 잡풀꽃
그래도 친숙함으로 눈에 띄니
가장 오래 그 이름을 기억한다.
노란 꽃다지 하얀 냉이꽃
명자나무꽃 / 산당화 / 아가씨나무꽃
명자화라 하던가?
아버지께서 뒤뜰에 가꾸시던 명자화는 연분홍빛을 띠는 꽃나무였다.
왜? 매화라 알려주셨을까?
그래서 같이 밥 먹던 가족들과 나는 아직도 그냥 매화라 부른다.
오고 가는 길마다 핀 민들레
척박한 곳에서는 잎도 작고 꽃도 작다.
누군가 구둣발로 쿵하니 밟고도 지나갔을 터이나 뿌리 깊은 생명력은 곧 다시 잎과 꽃 피울 준비를 하는 민들레다.
세상 존경스러운 식물 민들레다.
양지바르고 흙질 좋은 터에 자리 잡은 민들레는 포기가 엄청나니 잎과 꽃의 수가 풍요롭기 그지없다.
봄 자랑하려는 벚꽃
남쪽 동네 멀리서 봄바람에 묻혀온 개화 알림에
내 동네 벚꽃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늦잠 깨듯
톡톡 꽃잎을 열어 두리번
만개하여 눈이 부시도록 하얀 벚꽃
그 꽃 곧 진다지?
그건 꽃만 보니 그런 거지.
곧 초록한 새잎이 돋을 거라네.
저기 공원을 돌 때 볼 수 있는 산수유 꽃
노란색의 수선화
구근의 뿌리 식물 다년초
꽃의 중앙에 금잔 하나 기울이고 봄에 취한 수선화
겹 왕수선화
꽃 중앙 부분이 주황색이다.
동네를 돌다 만난 꽃이다.
매발톱꽃 잎사귀 사이에 달랑 한 송이 피어 있는 것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새로운 느낌
여기저기 두루 보이는 조팝나무 꽃
종지나물 꽃이다.
제비꽃을 닮은 종지나물 꽃이 제법 예쁘다.
몇 포기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에 심었더니 그 번식력이 대단하다.
그래 조만치 지나는 공원에도 몰래몰래 몇 포기 갖다 심었다.
어차피 거긴 가꿈도 없는 풀밭이니 꽃밭 되면 더 좋잖아.
회양목에 별이 내려앉았다.
길가나 공원에서 자주 보게 되는 회양목 나무다.
봄 꽃 피는 계절 한몫 하련다고
작은 별 닮은 꽃을 피웠다.
잎색과 크게 다르지도 않으나
눈에 띄었으니 넌 반은 성공이다.
흰꽃이 제법 소박해 보이는 돌단풍 꽃이다.
저기 공사장 길에서 주워다 가까이 심은 돌단풍이다.
가끔 이름이 생각나지 않다가도 단풍잎 닮은 잎사귀 보면 곧 기억나는 돌단풍.
그럴 일이 있겠을까마는
이사를 간다면
돌단풍은 갖고 가야지 싶다.
꽃대를 올리는 군자란
동네 한 바퀴 돌고 들어와 베란다에 있는 군자란을 본다.
이 군자란은 동네 어르신이 몇 년째 꽃이 피지 않는다고 밖에 심어놓고 겨울에 그냥 버릴 거라 하셔서
내 화분에 옮겨 심은지 두 해.
꽃을 보겠구나.
풀도 나무도 화초도 한 봄.
꽃잔치에 기웃기웃
피는가 했더니 지는 꽃보다
늘 민가 가까이 있는 민들레가 좋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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