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로 하는 넋두리
일상에서 가려하는 말을 하다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예의 있게 말하기
어르신을 만나 예의를 갖추어 매사 주제넘지 않게 말해야 한다.
그들의 살아온 세월 속에 잠재된 유무형의 기록이 곧 가르침이 되기도 한다.
꼭 짚어 존경함이 아니더라도 공손함과 정중함을 표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개가 쑥떡을 먹다 남긴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이들이 있다.
참아야지.
상대하지 말아야지.
살아온 연령 만으로 어른임을 자처하는 그들이지만
가식의 공손함으로 예의를 갖춘다.
아주 정중하게 외면하면서
나이 들었다고 다 어른은 아니지 하며 소리 없는 혼잣말을 한다.
그러다 마음 한 구석 뜨끔함이 올라온다.
넌, 안 그래?
후다닥 부끄러운 글을 지우듯이 경망한 마음속의 말을 지운다.
점잖게 말하기
어디 거기에서 만나는 지칭하는 끝에 분이라 하고 님이라 하는 이들의 앞에서는 점잖은 언사로 행하여야 한다.
그가 아니고 내가 님이나 분의 입장이어도 그리하여야 한다.
그가 내가 돌아서 기억하기에 남을 인식표와 같다.
말하는 것은 자신을 이끌고 나가는 목줄과도 같다.
근본 성심이 점잖지 않으면 금방 들통날 일이다.
살아가면서 숱하게 귓가를 넘나들었을 속어와 포언,
작금에 넘쳐나는 비속어들이 홍수를 이룬다.
얽히고 성긴 가시 같은 말과 비하의 말들이 바다를 이루다 못해 태평양 바다에 산도 쌓겠다.
돌아서 세속의 욕을 한 바가지 쏟아낸다.
누구의 면전에 할 용기는 없어 애꿎은 TV앞에 앉아서 한다.
많기도 하다 속된 소리 해댈 너님이 있어 오늘 속풀이를 한다.
아~ 무엇하랴! 개운함 끝에 허전함이 밀려온다.
상냥하고 친절하게 말하기
상냥하고 친절한 말은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갖게 하고 마음의 안정을 갖게 한다.
단답의 yes와 no보다는 미사여구를 보태하는 것이 부드럽게 들린다.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상냥함과 친절함이 때로는 오해로 인하여 불편함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상냥함과 친절함은 예를 갖춤일 뿐 오해하지 말자.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지인이 아니라면, 대단히 우러러 존경함이거나 사랑함이 아닌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정도인 것이다.
말에는 습관이 있다.
쓰잘데기 없는 말로 말머리에 애꿎은 개를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존재를 알리려는 듯 존이란 말로 시작한다.
존대도 아닌 존칭도 아닌 우주 어느 곳에서 데려온 말인지 주문 같이 뱉어내는 존말이다.
말끝마다 C를 읊어댄다.
포화처럼 내쏟은 말은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말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 - 스스로 자, 업 업, 스스로 자, 얻을 득)이라 하지 않던가
어디 행실에만 국한하랴.
흙탕물 같은 말을 뿌렸으니, 수증기 올라 비 내리는 것 같이 머리를 적실 것 아닌가.
부모 앞에 쓰는 말이 아니듯이 아이 앞에서도 하지 말자.
소녀와 소년에게 말한다.
C와 존을 사용하는 사람과는 친구로도 연인으로도 맺지 말라고.
말의 폭력은 곧 물리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속어가 아니라 한다.
일상의 보통 언어란다.
고위급 전문가들의 말을 알아듣기 힘든 것처럼 느그들 말도 참으로 어렵구나.
혼잣말하기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혼잣말을 한다.
딱히 누구에게 하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듣기를 바라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시간이 길어진 날이 많다.
독거!
떠난 자들이 남긴 빈자리의 독거
핵가족의 공간 분리로 분해된 독거
떠남을 자처한 자유의 독거
함께 있어도 공유되지 않는 감정의 독거
말할 대상이 없는 생활이 혼잣말을 하게 한다.
지나가는 오늘
문명의 언어를 뒤따르느라 허덕이다
혼잣말로 속풀이 해장 같은 넋두리를 한다.
어떠랴.
지나가는 고양이라도 붙잡고 실컷 떠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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