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빛바램에 돋은 봄꽃
서리 맞아 하얗게 바랜 강아지풀 아래 노란색 봄꽃인 애기똥풀이 앙증맞게 피어 있다.
머리 희끗한 할아버지가 병아리 걸음하는 손주 대하듯 내려다보고 있다.
계절을 잊은 봄꽃과 들풀
강아지풀은 봄부터 가을까지 들풀이 자라는 곳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잡초다.
강아지 풀은 강아지 꼬리를 닮은 씨앗이 바람에 살랑이는 것이 보기 즐겁고, 손주먹 위에 올려놓고 애벌레가 움직이는 것처럼 놀이를 하기도 하는 풀이다.
애기똥풀은 봄부터 늦여름까지 들풀이 자라는 집 주변이나 길가에서 볼 수 있으며, 5월~ 8월 사이에 노란 꽃이 핀다.
줄기를 꺾으면 노란 수액(樹液)이 나오며. 소녀들은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듯이 발라 말린다.
마른 후 노랗게 물든 손톱이 예쁘다 자랑하고 싶어 할아버지께 쪼르륵 달려가 열손가락 펴서 재롱을 한다.
바람의 정령(精靈)이 지나가다 씨앗 맺은 것 보더니 훅 불어 날린다.
떨어진 씨앗에서 새싹이 돋고 꽃이 핀다.
꽃피고 꽃의 요정(妖精)이 찾아오면 옆자리 누구 먼저랄 것도 없이 소곤대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벅저벅 지나가는 발걸음 소리 큰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그들만의 이야기다.
늦가을이다.
입동(立冬)에 들어 싸늘해지는 날씨다.
담벼락으로 바람막이를 하였대도 애기똥풀 노란 아기꽃이 추울 것 같아.
그냥 제철에 싹 돋고
그냥 제철에 꽃피지 그랬어.
애기똥풀 너 괜찮아?
다시 또 봄꽃을 만나
봄에 했던 생각
오늘 또 그 길에서
지나가는 생각
봄부터 여름을 걸어 가을을 맴돌며
소년(少年)의 시절에서 성년(盛年) 되어
지금에 이르기까지
돌고 돌아 제자리
지나가는 오늘
[에구구 뭐래] - 비 오는 날 / 가을비 내리는 날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에 툭 떨어진 낙엽
[한걸음 앞에] - 제자리 찾기 / 본디 제 모습과 자리를 찾아 돌아가는 오늘이다.
눈부신 햇살 / 게시글 안 한자어의 한자 훈음과 낱말의 뜻
한자어(漢字語 / 한수 한, 글자 자) :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말
한자훈음(漢字訓音 /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음) : 한자의 뜻과 음을 아울러 말함
수액(樹液 / 나무 수, 진 액) : 나무줄기나 껍질에서 나오는 액체
정령(精靈 / 정할 정, 신령 령) : 산천초목 온갖 물건에 깃들어 있는 혼령
요정(妖精 / 아리따울 요, 정할 정) : 신화나 전설에 나오는 자연계의 정령
입동(立冬 / 설 입, 겨울 동) : 겨울이 시작된다는 24 절기의 하나
소년(少年 / 적을 소, 해 년) : 나이가 어린 20세 이하의 소년과 소녀
성년(盛年 / 성할 성, 해 년) : 혈기가 왕성한 한창때의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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