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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앞에

가을 낙엽 / 지나가는 계절에 무수히 떨궈 남겨진 잎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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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쌓이는 가을

 

나무마다 가을을 보내느라 바쁘다.

봄부터 여름까지 지니고 있던 나뭇잎을 모두 떨구느라 바쁘고

덩달아 초록 비질하는 그님네도 바빠지는 가을이다.

얄궂은 바람은 장난치듯 그님네 뒤에 낙엽하나 또 갖다 놓고 쌩하니 도망가 버렸다.

가을의 참나무 낙엽이 떨어져 쌓인 모습

 

참나무의 낙엽

다람쥐 먹는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낙엽이다.

 

참나무 숲에 들면 발에 밟히는 낙엽(落葉)에서 바사삭 바삭 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여 가만히 들으면 모든 밟힘 마다 다른 소리다.

 

한 발자국 밟음엔 도레미, 또 한 발자국 밟음엔 파라솔

돌아서며 밟는 소리에는 라시도레

 

돌부리 밟아 콩닥 뛰어내리면 또 다른 도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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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밟는 소리는 참나무 숲이 제일 좋은 것 같다.

걸음걸음에 나뭇잎이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무수히 남겨진 잎마다 기쁨의 말 적어 도레미

바람결에 도롱도롱 구르는 잎 집어 파라솔

잔걸음에 귀 기울여 추억을 되뇌며 라시도레

 

나란히 손잡아 걷는 발 있으면 또 다른 도레미

 

참나무의 향만큼이나 참나무 낙엽의 노래가 좋다.

가을의 잣나무 낙엽이 떨어져 쌓인 모습

 

잣나무의 낙엽

스트로브 잣나무의 낙엽이 소복하게 쌓였다.

 

길쭉한 잣나무 솔방울이 거칠게 던져진 모양새다.

흡사 영화에서나 봄직한 전사자를 떠오르게 한다.

 

잠시 드는 태양의 내리비침에 솔잎은 황금과 같이 빛났으며

어느 나무 기둥에 햇빛 가려진 자리에는 음습한 그늘을 만들었다.

긴 검을 들어 전사한 솔방울을 확인하듯 시곗바늘처럼 움직였다.

 

 

뭔가 심오한 느낌의 솔잎 낙엽이 쌓인 모습이다.

철학자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잣나무 낙엽 밭이다.

 

잣나무 숲 아래는 또 한 해를 더한 무수한 잎들이 쌓였다.

쉬이 삭지 않는 솔잎 쌓여감에

초록의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다.

지난여름 빈약하게 몇 줄기 오르던 풀잎마저 모두 덮어 버렸다.

가을의 회화나무 낙엽이 떨어져 쌓인 모습

 

회화나무의 낙엽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듯한 새삼스러움

봄에도 여름에도 회화나무 아래에는 작은 뭔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어 피해 가던 위치다.

꽃가루가 떨어지고 잎벌레 응가도 떨어지고 하여 멀리서만 보던 회화나무다.

회화나무의 잎도 꽃과 씨앗도 자세히 본 적이 없다.

나무의 이름표에 회화나무라 하였으니 회화나무 낙엽이 맞겠지.

식물에 대해 많이 아는 그녀에게 물어보아도 회화나무라 알려주니 회화나무 맞을 거 같다.

 

회색의 낙엽이 바닥을 덮었다.

참으로 특이한 색의 낙엽이다.

붉은색 단풍도 아니고 노란색 단풍도 아니다.

참나무와 솔잎처럼 갈색도 아닌 회색의 낙엽이라니.

 

낙엽을 밟아도 소리조차 없다.

덩달아 조심조심 살금살금 걷게 되는 발걸음이다.

무언가 눈에 띄었다.

마른 꽃 같은 조그만 형채, 씨앗인가 보다.

 

명년(明年) 봄과 여름에 다시 잘 살펴보자.

그 자리 지날 때마다 보는 회화나무다.

잔가지 올겨울 어떻게 보내는지

봄에 이르기까지 낙엽은 어떻게 소멸하는지

 

명년 봄과 여름에 다시 잘 살펴보자.

싹트고 꽃피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씨앗을 내려 떨구며 무엇을 전하려 하는지.

 

낙엽의 이야기

바람이 휙 불었다.

나뭇잎 조각배 삼아 가을의 계절(季節)이 지나가고 있다.

 

움트고 지기까지 잎마다 저 할 일을 하였으리라.

참나무 여름내 열매 키워

다람쥐 가을 먹이 하나 내어주고

지나가는 사슴에게 하나 내어주고

그래도 남으면 싹도 틔우려

하나는 낙엽으로 덮었다.

 

솔잎 아무도 오지 마란다.

수년(數年) 또 수년을 거듭해서야 열매를 맺는 잣나무

열매를 수이 주지 않아도

향을 주고 호흡과 공기의 정화(淨化)를 준다 하니

바닥의 풀이 돋지 않은들 어떠하리

그래도 저 먼 날에 청설모 먹이 될 씨앗도 맺을 텐데

비 오는 날 / 가을비 내리는 날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에 툭 떨어진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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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 한걸음 앞에 봄부터 지켜본 나무에 색 고운 가을 단풍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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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낙엽 / 게시글 안 한자어(漢字語)와 한자훈음(漢字訓音)

 

한자어(漢字語 / 한수 한, 글자 자) : 한자에 기초하여 만들어진 말

한자훈음(漢字訓音 / 한수 한, 글자 자, 가르칠 훈, 소리 음) : 한자의 뜻과 음을 아울러 말함

 

낙엽(落葉 / 떨어질 낙, 잎사귀 엽) : 설명

명년(明年 / 밝을 명, 년) : 설명

계절(季節 / 끝 계, 마디 절) : 기후의 변화에 따라 나눈 한 때

수년(數年 / 수, 년) : 여러 해

정화(淨化 / 깨끗할 정, 화) : 더러운 것을 없애 깨끗하게 함

 

티스토리 작심삼주 오블완 챌린지

작심 11일 오블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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