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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완

마음 비우기 / 덜어내도 다시 채워지던 마음 곁 하얗게 사르러 사랑과 기쁨너를 부르는 이름 '사랑'이라 하고, 너를 불러 '기쁨'이라 하던 이름.두 손에 든 무게로 40리 길. 사랑아! 기쁨아! 이제 쉬어가자. 덜어 내며 마음 비우기 굳어가는 마음에 수시(隨時)로 드나드는 물결이 출렁인다. 어느 한 날 뜨거운 물에 닿은 듯 흠칫 놀라 움츠리고어쩌지도 못해 동동걸음 제자리 돌기를 한다. 다독인 숨에 물이 차오르고해 저물어 식어가는 냇물처럼 흐른다.돌자락 돌고 갯버들 끝자락도 스쳐가며흐르고 흘러 멈춤도 없이 사십 리 길너를 부르던 이름 기쁨이고 사랑이라기쁨이니 떠난 길 멀지도 않더라사랑이니 두 손에 든 보따리 무거움도 아니더라 흐르다 보면 또 몇 리 더 가게 될 일물 웅덩이 만나 쉬어도 갈 것이며물 벗도 만나 쉬어가면 해우(解憂) 하지 않겠는가 자갈길 만나 더러는 스미.. 더보기
꽃꽂이 / 가을 무 잎사귀와 메리골드 꽃으로 엉뚱한 꽂이를 해봄 꽃과 채소 잎사귀로 꽃꽂이하기 지나가다 농부님네 밭에서 무 이삭 몇 알 주웠다.오래전부터 무 잎사귀 보면 꽃꽂이를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해보자. 무 잎사귀와 메리골드 꽃의 조화 무 잎사귀와 메리골드 꽃으로 꽃꽂이를 하자 생각하고 잎도 챙기고 꽃도 준비했다.수반(水盤)이야 화분 받침대로 사용하니 보이는 곳에 있는데, 침봉은 어디로 간 거냐.도대체 구석구석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버리지는 않았을 텐데얼마나 오랫동안 꽃이를 안 했길래 침봉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이 없다.이런 이런 이럴 수가! 얼마나 삭막(索莫)하게 살고 있었단 말인가.애꿎게 온 집아 들쑤셔 번거롭게 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물고기 몇 마리 기르던 어항 속에 있는 자갈 몇 개 꺼내다 꽂기로 했다.어항도 물 마른 지 몇 해, 나 뭐 하고.. 더보기
가을 낙엽 / 지나가는 계절에 무수히 떨궈 남겨진 잎들의 이야기 낙엽이 쌓이는 가을 나무마다 가을을 보내느라 바쁘다.봄부터 여름까지 지니고 있던 나뭇잎을 모두 떨구느라 바쁘고덩달아 초록 비질하는 그님네도 바빠지는 가을이다.얄궂은 바람은 장난치듯 그님네 뒤에 낙엽하나 또 갖다 놓고 쌩하니 도망가 버렸다. 참나무의 낙엽다람쥐 먹는 도토리가 달리는 참나무의 낙엽이다. 참나무 숲에 들면 발에 밟히는 낙엽(落葉)에서 바사삭 바삭 소리가 들린다.귀를 기울여 가만히 들으면 모든 밟힘 마다 다른 소리다. 한 발자국 밟음엔 도레미, 또 한 발자국 밟음엔 파라솔돌아서며 밟는 소리에는 라시도레 돌부리 밟아 콩닥 뛰어내리면 또 다른 도레미낙엽 밟는 소리는 참나무 숲이 제일 좋은 것 같다.걸음걸음에 나뭇잎이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 무수히 남겨진 잎마다 기쁨의 말 적어 도레미바람.. 더보기
매미 / 뜨거운 여름 한낮 소란 시끌 맴맴 불러 울던 매미 소리 여름의 매미습하고 더운 여름날, 자지러질 듯 매미가 울어댄다.저리도 시끄럽게 불러대니 듣는 귀가 노래로 들을 리 없어 운다 하지.지들이야 노래를 하건 말건, 듣는 귀는 그냥 매미 우는 소리다. 매미의 여름여름이 되면 도시와 농촌 나무가 있는 어디서든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매미는 2쌍의 날개를 가진 곤충(昆蟲)이다.곤충은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눈, 더듬이, 두 쌍의 날개, 세 쌍의 다리가 있다. 맴맴 소리를 내는 것은 수컷이며, 복부 아래의 진동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함애벌레로 땅속에서 7년 이상을 지내다 땅 위로 나오며, 매미의 종류에 따라 3년에서 17년까지도 애벌레로 있다 한다. 지상으로 올라와 탈피를 하고 우리가 보는 매미의 모습으로 한 달여를 산다고 한다.수.. 더보기
먼나무 / 빨간 열매가 다닥다닥 열린 늘 푸른 활엽 나무 산호수 상록 활엽수에 익어가는 먼나무의 빨간 열매그댁의 울타리 안에 먼나무가 빨간 보석을 주렁주렁 매달고 자랑을 하고 있다.나무의 잎사귀도 열매도 햇빛을 받은 광채로 더 이상 바랄 수 없이 아름답다. 먼나무 먼나무의 다른 이름을 아왜나무 또는 산호수(珊蝴樹)라고 부른단다.먼 데서 보아도 뭔 나무가 그리 예쁜가 하여 먼나무일까일본에서 어쩌고 저쩌고 부르는 이름에서 부르던 이름이 어찌어찌하여 아왜나무라 부른다고 하고바닷속 산호처럼 아름답다 하여 산호수라 부른단다.깜짝 놀랐지 뭐야.거기 늘 있었는데 그 자리 지날 때 발끝만 보았던 게지먼나무의 붉은 열매보다 더 화들짝 놀란 순간이다.아~거기 있었는데봄에 앙증맞은 조그만 꽃들이 핀 것도 보았는데외면도 아닌 무관심(無關心)으로 초록 열매도 못 보고 계절이 바뀌었다.자칫 .. 더보기
애기똥풀 / 노란색 들꽃 실내에서 겨울나기 감상. 패트병 재활용 애기똥풀 실내관찰 노란색 꽃이 피는 야생화 애기똥풀을 페트병을 재활용 한 화분에 옮겨 심어 실내에서 보기로 했다.늦가을 마른땅에 자라나 꽃도 피는 풀꽃이니 실내 감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관심을 가져본다. 애기똥풀씨앗으로 번식하는 두해살이 풀로 첫 해에는 땅속뿌리에서 잎이 돋아나 잎사귀가 바닥에 붙은 것 같은 모양의 근생엽(根生葉)으로 월동한다.다음 해 5월~8월 경에 노란색의 꽃이 피는 애기똥풀 꽃이다.양지(陽地)와 반음지(半陰地)에서도 잘 자란다. 잎이나 줄기를 꺾으면 노란색 수액(樹液)이 나오며, 독성이 있다 하니 수액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만지거나 입에 갖다 대는 일은 없도록 하자.노란색 수액이 마치 애기똥 같다 하여 애기똥풀이란다. 민가 주변의 풀밭이나 잡초가 자라고 있는 길가에서도 흔히 볼 수 있.. 더보기
지나가는 하루 / 문득 스치듯 들어 곧 연기처럼 사라지는 생각들 하루의 맴도는 생각 생각에 미로가 있는가 보다.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를 맴도는 생각과 기억.어제와 같음이라고 적던 어린 날의 일기장처럼 어제한 생각을 오늘도 하는 미로에 갇혔다. 생각의 미로 태양 붉던 가을의 어느 날붉은빛 온전히 받은 커다란 맨드라미 앞에 섰다.맨드라미 꽃물결을 따라 동자(瞳子) 걸음을 시작한다.시작이 어디인지 끝은 어디인지 눈걸음에 만난 하트를 보고 너를 떠올리며출구도 보이지 않는 꽃잎의 미로(迷路)에 갇혔다. 아직 태양은 뜨겁고 맨드라미는 거기 있었다.뒷짐 진 발을 멈추고 그 앞에 섰다.어느새 눈걸음은 꽃물결을 따라생각의 걸음을 시작한다. 든 곳이 어디인지 모르게  너를 떠올리고나갈 곳 어디인지 모르게 미로에 갇혔다.어제와 같음어제 본 것을 오늘도 보았다.어제 생각한 것을 오늘도 .. 더보기
황매화 / 노란색 죽단화 꽃이 봄부터 여름과 가을까지 피고 지고 노란색 귀여움이 묻은 황매화노란색의 매화꽃이 봄부터 피고 지기를 하는 것이 마치 병아리 숨바꼭질 하는 것 같다.노랑 매화 피었다 지는가 했더니, 몇 송이 또 빠끔하니 피었다. 겹꽃 황매화 노란 꽃이 피는 황매화는 5장의 꽃잎을 한 홑꽃 토종 황매화와 죽단화라 부르기도 하며 죽도화라 부르는 일본이 원산지인 겹꽃이 있다.두 종류가 서로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길가에 핀 겹꽃의 황매화가 오갈 적 눈을 즐겁게 한다.봄부터 여름을 지나고 가을이 되어도 한송이가 피고 지는가 싶으면 또 다른 가지에서 한송이가 빼꼼히 봉오리를 맺어 피어난다. 길가의 조경(造景)으로 많이 볼 수 있는 황매화는4월~5월의 봄, 꽃이 지고 웃자란 가지를 자르면 줄기에서 새 가지가 돋으며 또 꽃을 피운다.황매화는 뿌리 밑동에서 새싹이 모여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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